앙스타 이벤트 스토리/갈림길 * 동경한 모습과 플래시백

BIOHAZARD 1화

ჱ̒ ー̀֊ー́ ) 2023. 11. 16. 02:42

<회상. ES 설립 첫해, 2월 중순. ES빌딩 내, 리즈링 사무소>

레이 : 이건 중대한 사태로구먼. 최근 우리들, 『Undead』팬들의 이탈이 왕성하네. 이전부터 그렇긴 했네만, 최근에는 수치에서도 명확하게 나타나. 라이브 관객 수, CD 및 팬 용품 판매량, 기타 여러 가지로 말이지.

카오루 : 에, 그래? 의외~⋯⋯. 내 체감상으로는 유메노사키 시절보다 사인회 같은 데서 팬들이 더 꺄아~ 하고 반응해 주는 느낌인데. 팬들이 이탈한 게 아니라, 손님층이 바뀐 거 아닐까? 봐, ES에서는 우리도 어린아이들이나 볼 법한 예능 같은 데에 많이 출연하고. 어린아이들은 용돈을 적게 받으니까, 라이브 티켓값이나 CD 값을 좀처럼 낼 수 없는 거지. 그러니까 종합적으로 보면, 매출 하락처럼 보인다는 것뿐, 아냐?

코가 : 항, 부잣집 멍텅구리 주제에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을 잘 알잖아~

카오루 : 이래 봬도,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고생도 많이 해. 우리 부모님, 꽤 엄하시거든.

아도니스 : 후후. 우리는 계속 업계 안에 있기 때문에 감각이 마비되어 있지만, 보통 아이들 입장에서는 라이브 티켓 값 따위는 그렇게 쉽게 지불할 수만은 없는 가격이겠지. 부모의 입장에서도, 계속해서 아이가 조르면 통장 사정이 곤란해질 거고.

카오루 : 응응. 그럴 때면 "그런 보잘것없는 것보다 문제집 같은 걸 사려고 해봐."라고 하잖아.

아도니스 : 그런 경험이 있나?

카오루 : 나한테 직접적으로 말하진 않으셨지만, 아이돌 양성학교에 다니고 싶다고 했을 때 부모님께 꽤 아니꼬운 반응을 받은 적은 있다고나 할까.

레이 : 이야기가 미묘하게 빗나가고 있구려. 카오루 군이 말한 것과 같은 요소도 당연히 있다 해도, 그렇다 치더라도 간과할 수 없을 만큼 매상이 침체되어 있네. 털어놓고 말하자면, 지금의 『Undead』는 내리막길이지.

코가 : 그러니까~ 이몸은 반대했던 거다. 시시덕거리기만 할 뿐인 예능 같은 것에 출연하는건 우리들의 캐릭터랑 안 맞는다고 하면서. 좀 더, 역시 멋진 음악을 주력으로 승부를 걸었다면―

아도니스 : 그 경우에는 시대의 흐름을 읽을 줄 모르는 아이돌로서, 진작에 전복됐을 거라 생각한다만. 아니, 그렇게 판단했기 때문에 선배들은 오오가미가 경박하다고 우습게 여기는 예능 등에도 적극적으로 도전했을 테지.

레이 : 그냥 본인들이 그런 일도 하고 싶었기 때문이긴 하네만. 코가의 말대로, 이 현상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네.

코가 : 뭐, 뭐야, 답지 않게 솔직히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잖냐.

레이 : 거기서 고집을 부려봤자니까 말일세. 이제 와서 본인이 추태를 부린다고 해도, 다들 본인을 싫어하게 되지는 않을 테고⋯♪

카오루 : 아하하. 그런 오만한 점은 그냥 싫어~ 사실이니까 괜히 더 짜증나고♪ 그리고 전부 자신의 책임이다. 이런 표현을 하는 것도.  『Undead』의 문제라면 우리 모두의 문제잖아. 혼자 껴안지 말아줘.

아도니스 : 음, 가끔 사쿠마 선배는 그런 언행을 하더군. 우리는 행동에 책임을 질 수 없는 어린아이가 아니다.

코가 : 그래, 그래. 그럼 점이 짜증난다고~♪

레이 : 어라? 본인, 생각보다 미움받고 있는 건가⋯?

카오루 : 좋아하니까 잔소리를 늘어놓는 거지.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무시할 뿐.

레이 : 음⋯⋯ 어쨌든 이야기를 되돌리자면, 이번 건은 우리들이 애매한 태도를 취해 버린 것이 원인이네. 우리들 『Undead』는  본래 배타적인, 과격하고 배덕적인 로큰롤을 부르는「유닛」이었지. 그러나 요즈음은 그것과는 다르게,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등에서 친근함을 강조하는, 본래 우리의 본성과는 모순되는 활동을 해 왔네. 『어? 『 Undead 』라니까 무서워서 다가가기가 어려워 보이지만, 의외로 말 걸기 쉽잖아?』같은 분위기를 만들어 온 것일세. 덕분에 점점 버라이어티 일이 생겨나기도 하고 팬층이 넓어지긴 했지만⋯ 본래의 『Undead』 를 사랑하는 팬층으로부터는 명확하게 환멸당하고 말았네.

코가 : 본말전도잖냐. 우리들이 소중히 여겼어야 했던 건 원래 그쪽이었어야 한다고. 보잘것없는 예능을 보고 친근감을 느끼고 온, 보송보송하고 경박한 신규 팬이 아니고!

레이 : 아니, 둘 다 중요하네. 물론 옛날부터 응원해 주는 팬들을 소중히 여겨야 하지만, 새로운 팬을 얻지 못하면 머지않아 향불꽃처럼 덧없이 떨어져 사라지지. 그것이 우리가 속한 아이돌 업계의, 아니, 오락 산업의 규칙일세. 열심히 노력하다보면 반드시 성공하고 영원히 사랑받는다, 따위의 생면부지가 아니란 말이야.


'앙스타 이벤트 스토리 > 갈림길 * 동경한 모습과 플래시백' 카테고리의 다른 글

BIOHAZARD 5화  (0) 2023.11.22
BIOHAZARD 4화  (0) 2023.11.22
BIOHAZARD 3화  (0) 2023.11.17
BIOHAZARD 2화  (0) 2023.11.16
프롤로그  (0) 2023.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