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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스타 스카우트 스토리/바다의 고동 - Look Back -

방울져 떨어지는 ■의 바다 / 4화

by ჱ̒ ー̀֊ー́ ) 2023. 9. 7.

<다시 현재, 해양생물부실>

소마 : 거기까지가 소인이 목격한 전부이오.

카오루 : 응, 내가 이해력이 낮은 건지 소마 군의 설명이 너무 서투른 건지는 모르겠는데, 도무지 모르겠네. 요컨대 무슨 일인데? 옛날에, 누군가의 장례식에서 이상한 아이들과 만났다는 것뿐이야?

소마 : 아아, 이름을 꺼내는 걸 깜박했는데, 그당시 소인이 마주친 아이들은 신카이 공과 미케지마 공이었던 것 같소.

카오루 : 아, 둘은 소꿉친구인 모양이었지. 카나타 군, 자주 기쁜 듯이 "미케지마가, 미케지마가." 라고 말하길래 전에 좀 질투한 적도 있어. 질투해 봤자 의미 없지만. 쌓아온 추억을 이길 수도 없고.

소마 : 음, 소인들도 카나타 공과 그런 사이가 될 수도 있었겠지만, 아무래도 엇갈리는 일이 계속되었구려. 원래 평소에는 신카이 공의 가문과는 그다지 교류하지 않기에. 미케지마 가문이 최측근, 우리들 칸자키 가문은 비측근이라는 느낌으로.

카오루 : 잘 모르겠어. 역시 설명 잘 못하잖아, 소마 군?

소마 : 하카제 공의 머리가 나쁜 것이오. 그것보다, 지금은 그런 것따위 아무래도 좋소……. 중요한 것은 조금 전, 소인의 머리를 가격한 이 유골함의 일인 것이외다.

카오루 : 아, 응. 그거 진짜 유골함이야?

소마 : 모르오. 아까 용기를 내서 뚜껑을 열고, 속을 확인해 보았지만 의외로 속은 텅 비어있고 신님의 유해나 유골은 남아있지 않소.

카오루 : 아, 그렇구나. 다행이네. 딱히 더럽게 느끼고 있다거나 해서 그런 건 아니지만~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의 유골과 3년간 알게 모르게 같은 부실에서 지냈다고 생각하고 싶진 않거든. 근데, 그럼 대체 그 항아리는 결국 뭐야?

소마 : 잘 모르겠지만, 신카이 공네와 관련 있다고 생각은 하오. 여기에 그들의 가문―이라고 불러도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이 그들임을 나타내는 문양이 있소. 이걸 다른 가문의 사람, 이라고 할까, 인간이 사용하는 것은 불경으로 여겨지고 있고.

카오루 : 마치 카나타 군이 사람이 아니라는 듯이 말하네.

소마 : 하카제 공이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별난 가문인 것이오, 신카이 공의 가문은. 그런 특이한 신카이 공의 가문의 품에 우리 칸자키 가문이나 미케지마 가문이 종속돼 있소. 일단 그런 관계라고 이해해 주면 하는 것이외다. 신카이 공이 우두머리, 우리들은 그 가신, 같은 것으로.

카오루 : 응, 우리 집도 나름 오래된 가문이라, 뭔가 시대착오적인 관계가 아직도 있다는 것은 알고 있어. 우리는 현대의 사람이니까 그런 건 바보 같다고 생각도 하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그런 게 막중하지. 그건 뭐, 이해는 못 해도 존중할 부분.

소마 : 그런 태도가 정답이겠지. 가끔은 좋은 말을 하기도 하는구려 하카제 공도.

카오루 : 오, 소마 군이 칭찬해 줬어. 내일은 해가 서쪽에서 뜨려나….

소마 : 호들갑 떨지 마시게나. …… 어쨌든, 이래서는 기묘한 부합이구려.

카오루 : 무슨 말이야? 일일이 옛스러운 단어 선택으로 말하지 말아줄래?

소마 : 당시에도, 비슷한 움직임이 있었던 것이외다. 유골이나 유해, 죽은 사람의 시체가 담겨있을 것들의 뚜껑을 열어보면 텅 비어있었다, 라는 식의. 단순한 우연이겠지만, 묘하게 겹치오.

카오루 : 으응? 밀실 살인인 줄 알았는데 시체 소실 트릭이야?

소마 : 무슨 소린지?

카오루 : 요즘 촬영 중인 영화가 본격 미스터리라서 말이야.

소마 : 후후, 아무리 그래도 업무상 부여받은 역할에 끌려다니지 마시게. 배우로서 활동하다 보면 맡은 배역에 감정이입하고 일체화돼버리지. 소인도 그런 적 있소. 바로 얼마 전에도 집에 들렀을 때 영화에서 맡은 역할의 거친 대사가 입 밖으로 나와버려서, 어머니와 동생에게 "우리 큰아들이 불량해졌다!"하고 겁에 질린 시선으로 바라봐졌다오.

카오루 : 재밌는 이야기지만 이야기가 꽤 새는데?

소마 : 음, 사과하겠소. …… 말했듯이, 당시 신카이 공과 미케지마 공은  돌아가신 분의 시신과 면회하는 것이 목적이었던 것 같소.

카오루 : 하지만 그 만나려던 시신이 사라져 있었다? 그렇다는 거야?

소마 : 그렇소.  관을 열고 들여다보니― 거기에는 누구의 시신도 안치되어 있지 않았던 모양이오. 당연히 주위 사람들은 야단법석이었고, 그걸로 시신을 몰래 만나러 간 신카이 공과 미케지마 공뿐만 아니라, 가까이 있던 소인마저 시신을 숨긴 범인이라는 의심을 받았지. 체벌이나 심문을 받은 데다, 한동안 소인은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것조차 금지되었소. 당연히 그렇기 때문에 평소 교류를 잘 하지 않은 신카이 공네와의 접점도 없어졌고.

카오루 :  아니 아니, 아무리 그래도 너무 엄격하지 않아? 소마 군네가 범인이었던 것은 아닐 테고,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아이가 한 짓이잖아? 체벌이라니…. 너무하네, 구시대적이야.

소마 : 엉덩이 때리기 정도긴 했지만. 그렇게 무서운 얼굴을 한 아버지는 처음이고, 지금도 가끔 악몽을 꾼다오.

카오루 : 아, 역사가 긴 가문일수록 아버지가 무섭더라. 가부장제가 강했을 때 사람이니까. 알아, 알아. 우리집도, 우리집도.

소마 : 후후, 의외로 소인들에겐 겹치는 부분도 있을지도. 좀 더 빨리 알아차렸다면, 신나게 대화를 나눌 수도 있었을 텐데.

카오루 : 그렇네. 부모나 교사에 대한 욕설로 들끓는, 여느 고등학생처럼 말이지.

소마 : 부모를 욕하는 것은 있을 수 없소! 역시 네놈과는 어울릴 수 없다!

카오루 : 곤란한 아이네.

소마 : 뭐, 그건 지금은 아무래도 좋소. 이야기의 흐름과는 무관하게 아버지를 옹호하지만, 아버지가 몹시 화를 낸 데도 이유가 있었던 것이외다. 당시 사라진 그 시신은 어느 종교에서 신으로 여겨졌던 인물의 것이었소.

카오루 : 종교…. 뭔가 카나타 군의 가문이 그런 느낌의 그거라는 얘기는 자주 들었는데.

소마 : 어렴풋이 알고 있소? 뭐, 깊이 파고들어봤자 재미있는 이야기도 아닐 테지만. 어쨌든, 그 점을 이해하고 있다면 설명의 수고를 덜 수 있지. 요컨대, 그것은 단지 시신이 사라졌다, 라는 이야기는 아니오. 신이, 우리들의 마음의 근거가 사라진 것이오. 그것은 당연히 큰 소동이 벌어져도 마땅한 것.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 직후에 또 다른 이변이 생기기 시작했고.